정경심 첫 소환, 8시간 조사… 입시ㆍ사모펀드 위혹 집중추궁
건강상 이유 조사 중단에… 檢“당초 2, 3차례 더 소환 계획”
조국 법무부 장관의 후보자 지명 이후 각종 의혹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피의자 신분으로 3일 검찰에 소환됐다. 다만 정 교수가 건강 상의 이유로 조사중단을 요청하는 바람에 첫 조사는 8시간 만에 중단되고 말았다. 정 교수를 상대로 한 조사 범위가 방대해 당초 2, 3차례 조사를 계획했던 만큼 일정에 큰 차질은 없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소환조사는 절차에 불과하다는 듯한 분위기다.
정 교수와 관련해 그 동안 제기된 의혹은 △표창장 위조 등 자녀들 입시비리 △사모펀드 운용 개입 및 횡령 △컴퓨터 하드디스크 교체 등 증거인멸 △웅동학원 운영 비리 등 크게 네 가지. 조사 범위가 방대한 만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첫 소환에서 마라톤 조사를 기대했다. 하지만 조사가 8시간 만에 중단되면서 진도를 크게 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팀 주변에서는 “2, 3차례 소환이 불가피했던 만큼 스케줄에는 지장이 없다”는 말이 흘러 나온다. 그만큼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검찰이 정 교수 혐의 입증에 가장 자신을 보이는 부분은 딸 조모(28)씨의 대학원 입시를 위해 자신이 재직 중인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사문서 위조)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사문서위조 공소시효(7년)가 완성되기 직전인 지난달 6일 소환 조사 없이 정 교수를 전격 기소했다. 이후 검찰은 정 교수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표창장을 위조한 원본 파일을 확보한 이상 혐의 입증에는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날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서도 조사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가 투자자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운용인력처럼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투자 운용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간접투자방식인 사모펀드 운용에 깊숙이 개입해 사실상 직접투자 행위를 했다는 의혹(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을 밝히는 게 수사의 쟁점이다. 정 교수는 코링크PE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ㆍ구속)씨의 횡령 혐의에도 연루돼 있다. 조씨는 코링크PE의 투자처 중 하나인 2차전지 기업 더블유에프엠(WFM)으로부터 13억원을 빼돌려 이중 10억원을 정 교수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교수가 WFM의 영어교육사업에 자문을 해주고 7개월간 받아 챙긴 1,400만원의 자문료의 성격도 규명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와 상관없이 정 교수의 증거인멸 행위 만으로도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자산관리사인 한국투자증권 소속 김모(37)씨를 통해 검찰의 압수수색 전 동양대 연구실 PC를 반출한 점, 서울 방배동 자택 PC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해 숨긴 점 등은 전형적인 증거인멸교사 행위에 해당돼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정 교수의 첫 소환에 변수가 생기긴 했지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목표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게 검찰 주변의 분위기다. 한 검찰 관계자는 “어차피 혐의를 부인할 피의자라면 ‘예, 아니오’ 답변 방식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추후 재판에서 핵심 증거를 공개해 유죄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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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3 10:02: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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