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는 해수욕장에서 놀고있는 당신을 세고 있었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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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 혼잡도 신호등(예시). 해수부가 해수욕장의 적정 수용 인원 대비 이용객의 비율을 교통신호등처럼 색깔로 표시해주는 ‘해수욕장 혼잡도 신호등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용객이 적정인원의 100% 이하이면 초록색으로, 100~200% 이면 노란색으로, 200%를 초과하면 빨간색으로 각각 표시하게 된다. 해양수산부 제공

지난 2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27만여명의 피서객이 몰렸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이날, 육안으로 보면 해수욕장 일대가 상당히 혼잡해 보였다. 하지만, 해양수산부가 운영하고 있는 ‘해수욕장 혼잡도 신호등’에는 초록색 불이 켜졌다.

해수욕장 혼잡도 신호등의 신호등 색깔은 도대체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해수욕장 신호등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거의 모든 국민이 들고 다니는 ‘휴대전화’다.

해수부는 우선 해수욕장 안에 있는 휴대전화의 수를 통신사의 휴대전화 위치서비스를 통해 측정한다. 이렇게 측정된 휴대전화 수에 어린이·고령자 등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않은 사람의 추정치를 합한 뒤 그 값을 해수욕장의 면적과 대조해 거리두기가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 신호등 색깔을 결정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적정인원은 해수욕장 이용객이 2m의 거리두기가 가능한지 여부로 판단하게 된다”면서 “이용객이 적정인원의 100% 이하이면 초록색으로, 100~200% 이면 노란색으로, 200%를 초과하면 빨간색으로 각각 표시한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적정인원을 결정할 때 행정상 획정된 전체 해수욕장이 아니라 피서객들이 실제 이용하는 구역 안에 있는 사람만을 세는 방법으로 오차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해운대해수욕장이 상당히 혼잡해 보였지만, 신호등이 초록색을 유지한 이유는 해수욕장 내 이용객 수가 같은 시간대 적정인원인 2만9250명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달 들어 전국 해수욕장 중에서 초록색 이외의 불이 켜진 곳은 부산의 광안리해수욕장 1곳뿐이었다고 해수부 관계자는 5일 밝혔다.

기본적으로 초록색 신호등이 켜져있는 해수욕장은 안심하고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변수는 많다.

비록 초록색 불이 켜져있다고 하더라도 이용객들이 해수욕장의 특정 장소에 몰리는 등 거리두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언제라도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또 백사장 쪽은 거리두기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해수욕장 인근의 술집이나 음식점 등의 상업시설에 이용객이 몰린다면 이 역시 문제다. 해수부는 해수욕장 배후지역의 밀집도를 해소하기 위해 길거리공연을 금지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해수욕장을 휴장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올 여름 해수욕장에 가서 휴가를 보낼 계획이라면 가족 등 소규모 단위로 이동하고, 혼잡한 곳을 피하면서 차량을 이용해 개별적으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해수욕장 안에서의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방역수칙 준수도 필수”라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는 지난달부터 전국 주요 50개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해수욕장 내 혼잡도를 초록색·노란색·빨간색으로 알려주는 ‘해수욕장 혼잡도 신호등제’를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해수욕장으로 피서객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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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05, 2020 at 09:1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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